벤틀리 플라잉스퍼라고 하면 보통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습니다. 고급스러움의 상징, 크롬이 번쩍이는 중후한 대형 세단. 풀체인지를 거치며 훨씬 세련돼졌다고는 해도, 어딘가 올드한 느낌은 여전히 남아 있는 차입니다.

디테일링샵을 하던 시절, 이 인상을 완전히 뒤집는 플라잉스퍼를 만난 적이 있습니다. 외관 크롬을 전부 지운 올블랙 사양이었습니다. 랩핑이 아니라 순정으로요.

핵심만 먼저 보면

  • 차량은 벤틀리 플라잉스퍼 아주르, 외관은 크롬 없는 순정 올블랙 사양
  • 22인치 휠도 블랙, 브레이크 캘리퍼만 레드로 포인트를 준 조합
  • 방문 당시 비를 맞아 워터스팟이 있었지만, 전체 PPF가 시공돼 있어 손상 부담은 적었습니다
  • 실내는 크롬 디테일과 양모 매트, 나임(Naim) 오디오까지 갖춘 구성
  • 작업 핵심은 외장 워터스팟 제거와 휠·크롬 디테일 케어

크롬을 지우니 오히려 스포츠카 같았다

플라잉스퍼는 원래 크롬 그릴과 몰딩이 인상을 좌우하는 차입니다. 그런데 이 차는 그 크롬을 전부 걷어내고 순정 올블랙으로만 마감돼 있었습니다. 해외 인스타그램에서나 보던 조합을 실물로 보니 느낌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크롬이 사라지니 오히려 젊고 스포티한 인상이 강해졌습니다. 22인치 휠도 블랙으로 맞추고, 브레이크 캘리퍼만 레드로 남겨서 포인트를 준 조합이었습니다. 대형 럭셔리 세단인데 스포츠 세단 같은 느낌이 나는, 흔치 않은 조합이었습니다.

블랙 휠과 레드 캘리퍼 포인트, 작업 전 워터스팟이 남아있던 상태
블랙 휠과 레드 캘리퍼 포인트, 작업 전 워터스팟이 남아있던 상태

뒷모습은 원래 플라잉스퍼에서 상대적으로 밋밋하다는 평이 있는 부분인데, 이것도 올블랙으로 통일하니 테일램프가 오히려 포인트로 살아났습니다.

워터스팟은 있었지만, PPF 덕에 부담이 덜했다

방문 당일 비를 맞고 온 차라 워터스팟이 꽤 있었습니다. 다만 전체 PPF가 시공된 차량이라 도장면 손상 걱정 없이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 급의 차량에서는 PPF가 사실상 필수품이 됐다고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펜더에 새겨진 Azure 레터링
펜더에 새겨진 Azure 레터링

전반적인 상태는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이런 고급 차량은 관리가 잘 된 채로 들어오는 경우가 많아서, 큰 오염보다는 워터스팟이나 미세한 디테일을 살리는 작업이 핵심이었습니다. 휠 케어와 실내 크롬 부분의 얼룩 제거까지 마무리하고 나서야 작업을 끝냈습니다.

실내는 또 다른 이야기

외관에서 못다 채운 화려함은 실내에서 다 채워집니다. 크롬 디테일이 번쩍이고, 양모 매트가 깔려 있어 신발을 벗고 타야 할 것 같은 느낌마저 듭니다. 나임(Naim) 오디오가 들어간 구성이라 음질도 기대할 만했습니다.

크롬으로 마감된 센터페시아와 벤틀리 아날로그 시계
크롬으로 마감된 센터페시아와 벤틀리 아날로그 시계

뒷좌석은 광활하게 넓은 정도는 아니고, 일반적인 대형 세단 사이즈였습니다. 트렁크도 이 급 수입 세단치고는 무난한 크기였습니다. 외장의 올블랙과 잘 어울리는 실내 색상 조합을 보면서, 오너의 취향이 확실히 느껴지는 차였습니다.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개인적으로 벤틀리라는 브랜드를 특별히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가격도 너무 높고, 어딘가 올드한 느낌도 있어서 '좋은 차'라는 인식 이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이 올블랙 플라잉스퍼를 보고 나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작업하는 내내 넋을 놓고 봤을 정도였으니까요.

역시 차는 색으로도 완전히 다른 차가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낀 작업이었습니다.

여러분은 벤틀리 하면 어떤 이미지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크롬이 번쩍이는 정통 럭셔리, 아니면 이런 올블랙 조합 쪽에 더 끌리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