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위장막을 두른 테스트카 사진 몇 장만으로 신형 X5 얘기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사실 추측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릴이 좁아질 것 같다, 노이에클라쎄 영향을 받을 것 같다 정도였죠.
이번엔 다릅니다. BMW가 2026년 6월 30일, 2027년형 X5(코드명 G65)를 공식 공개했습니다. 위장막을 다 벗은 실물로요. 그리고 공개 직후 반응부터 확인해보면 정확히 반으로 갈리고 있습니다.
마침 요즘 도로에서 X5가 예전보다 자주 눈에 띈다는 느낌 받으신 분들도 있을 겁니다. 이게 착각이 아니라 나름 이유가 있는 흐름이라, 신형 얘기를 하기 전에 X5가 걸어온 길부터 짚어보겠습니다.
핵심만 먼저 보면
- BMW가 2026년 6월 30일 2027년형 X5(G65)를 공식 공개
- 좁아진 키드니 그릴과 'X'자 형태 헤드램프, 손잡이 없는 도어가 가장 큰 논쟁거리
- 미국 기준 X5 40 xDrive 394마력, X5 50e xDrive(PHEV) 483마력, iX5 60 xDrive(전기) 570마력, X5 M60e xDrive 603마력까지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 구성(V8 M 퍼포먼스·수소연료전지는 추후 추가)
- 미국 출시가는 7만 1,250달러부터, iX5는 8만 1,250달러까지
- 국내는 아직 가격·출시일 미확정, 업계에서는 2027년 하반기 전후로 전망
- 중국 전용으로 휠베이스를 130mm 늘리고 7시리즈급 31.3인치 뒷좌석 시어터 스크린을 얹은 롱휠베이스 버전도 별도 공개
한동안 조용했던 X5, 요즘 다시 자주 보이는 이유
X5는 1999년 처음 나온 이후 오랫동안 수입 SUV를 대표하는 모델이었습니다. 그런데 중간에 존재감이 흔들린 시기가 있었습니다. 시작은 2008년, 같은 BMW에서 나온 X6였습니다.
X6는 B필러 뒤쪽 지붕을 쿠페처럼 가파르게 떨어뜨린 디자인으로 나오면서 '원조 쿠페형 SUV'라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차가 나온 뒤로 흐름이 확 바뀝니다. 벤츠가 GLE 쿠페를, 포르쉐가 카이엔 쿠페를, 아우디가 Q8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프리미엄 SUV 시장 전체가 쿠페형 루프라인 쪽으로 쏠렸습니다. 한동안은 SUV도 쿠페처럼 날렵해야 한다는 게 업계 공식처럼 통했습니다.
이 흐름 안에서 X5는 애매한 자리에 놓였습니다. X6와 플랫폼을 공유하고 가격대도 비슷한데, 디자인은 상대적으로 평범한 전통 SUV였으니까요. 화제성 면에서는 동생뻘인 X6나 경쟁사의 쿠페형 모델들에 밀리는 모양새가 됐습니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 분위기가 다시 바뀌었습니다. 이번엔 반대 방향으로요. 해외에서는 벤츠 G클래스,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브롱코처럼 각진 디자인의 모델들이 높은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토요타가 다시 내놓은 랜드크루저도 1950년대 원형 디자인을 계승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아웃도어 활동, 곡선형 크로스오버에 대한 피로감, 아날로그 감성으로의 회귀가 배경으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도 비슷한 신호가 있습니다. 현대차 싼타페가 5세대에서 곡선 위주 디자인을 버리고 각진 정통 SUV 스타일로 바꿨을 때 갑자기 갤로퍼 같아졌다는 반응이 나왔는데, 결과적으로는 이 각진 디자인이 시장에서 화제를 모았습니다. 팰리세이드나 넥쏘 후속 모델도 비슷한 방향을 따라가고 있습니다.
쿠페형 SUV가 한동안 대세였다가, 지금은 다시 전통적인 형태의 SUV가 주목받는 흐름으로 넘어왔습니다. X5는 애초에 쿠페형이 아니었으니, 이 흐름을 타고 자연스럽게 다시 눈에 띄기 시작한 셈입니다.
물론 이걸 국내 판매량 데이터만으로 딱 잘라 증명하기는 어렵습니다. X5는 2025년 한 해 6,166대가 팔리며 BMW 브랜드 안에서 4위를 기록했는데, 이 자체는 꾸준한 수준이라 쿠페형 SUV 열풍이 식으면서 X5가 반사이익을 봤다고 단정하기보다는 시장 전반의 디자인 트렌드 변화로 보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다만 도로에서 체감하시는 것처럼, 지금이 X5 같은 전통 SUV 디자인에 유리한 시기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노이에클라쎄, 드디어 SUV 차례가 왔다
이런 배경 위에서 나온 게 이번 신형 X5입니다. 노이에클라쎄라는 단어, 최근 BMW 신차 기사마다 붙어서 익숙하실 텐데 원래 뜻은 '새로운 계급'입니다. BMW가 재정난을 겪던 1950년대에 내놓은 BMW 1500 모델군에서 처음 쓴 이름입니다. 그때 그 차들이 브랜드를 살렸다고 하죠.
2021년 BMW가 이 이름을 다시 꺼내면서 새 아키텍처와 디자인 언어 전체를 부르는 개념으로 썼습니다. 처음 적용된 건 iX3였고, 이번 X5가 그 흐름을 이어받은 두 번째 모델입니다. 다만 iX3와 다르게 X5는 완전히 새로운 플랫폼을 쓰는 건 아니고, 기존 CLAR 플랫폼을 손본 위에 노이에클라쎄 디자인을 입힌 쪽에 가깝습니다.
좁아진 그릴과 X자 헤드램프, 도어 손잡이도 사라졌다
외관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좁아진 키드니 그릴입니다. 과거 모델에 대한 오마주라고 하는데, 최근 커진 그릴에 익숙했던 분들에겐 확실히 낯설 겁니다. 헤드램프도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 상향등을 하나로 합친 'X'자 형태로 바뀌었습니다. 레이스카 테이핑 같다는 얘기도 나오는데, X 시리즈를 상징하는 그래픽이라는 게 BMW 설명입니다.
가장 화제가 된 건 도어입니다. 손잡이가 아예 사라졌습니다. B·C필러 쪽에 윙렛 형태 버튼이 대신 들어갑니다. 포드 머스탱 마하-E에서 봤던 방식인데, X5로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전동식 도어는 옵션이고, 소프트클로징은 기본 적용됩니다.
후면부는 앞서 나온 iX3와 비슷하게 BMW 배지가 움푹 들어간 자리에 있고, 범퍼는 더 크고 공격적으로 다듬어졌습니다.

티저 이미지가 처음 풀렸을 때부터 업계 반응은 하나로 모아졌습니다. X자 형태 주간주행등을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일지가 이번 디자인의 관전 포인트라고요. 실제로 공개 이후 반응을 보면 정확히 반으로 나뉩니다. 그릴이 너무 작아져서 X5 특유의 존재감이 사라졌다는 쪽과, 복잡하던 이전 세대보다 훨씬 정돈되고 미래지향적이라는 쪽이 팽팽하게 맞섭니다.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최근 몇 년 BMW 그릴이 점점 커지는 쪽으로 가면서 호불호가 계속 갈렸었는데, 이번에 오히려 줄인 게 방향 전환치고는 괜찮은 선택 같습니다. X자 헤드램프도 처음엔 낯설어도, 시간이 지나면 오히려 브랜드 상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개인 취향이고, 실물을 직접 보기 전까지는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실내는 완전히 다른 차입니다
디자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실내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혹시 이거 그냥 부분변경 아니냐고 의심하고 계셨다면, 실내를 보는 순간 그 생각은 사라질 겁니다. 이전 모델과 공유하는 부분이 사실상 없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윈드실드 아래까지 이어지는 랩어라운드 스크린입니다. 속도, 경로 안내, 날씨 같은 정보를 여기다 띄우다 보니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사실상 필요 없어졌다고 합니다. 새로 도입된 'iDrive X' 인터페이스를 기반으로, 센터 디스플레이는 17.9인치 평행사변형 형태로 디자인됐고, 조수석 전용 14.6인치 디스플레이도 옵션으로 나옵니다.
스티어링휠은 트림별로 다릅니다. 일반 트림은 iX3에서 봤던 세로형 스포크, M 트림은 기존 방식의 가로형 스포크를 씁니다. 열선시트는 기본, 통풍시트는 옵션 패키지입니다.
파워트레인이 다섯 가지로 늘었습니다
디자인만큼이나 실용적으로 중요한 부분이 여기입니다. X5 역사상 처음으로 가솔린, 디젤, PHEV, 순수전기, 수소연료전지까지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이 한 세대 안에 들어옵니다.
- X5 40 xDrive: 3.0L 직렬 6기통 마일드하이브리드, 394마력·428lb-ft(약 580Nm), 0→시속 100km 5.4초. 2026년 10월 미국 출시
- X5 50e xDrive: 직렬 6기통에 전기모터를 더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시스템 총 483마력·516lb-ft(약 700Nm). 배터리는 26.5kWh(가용 기준)로 늘어 EPA 기준 전기 주행거리 71km(WLTP 기준 약 102km), 0→시속 100km 4.6초
- iX5 60 xDrive: BMW 역사상 최대인 144kWh 배터리(유럽형은 순수 사용량 기준 141kWh)를 얹은 순수전기 모델, 570마력·593lb-ft. EPA 기준 주행거리 약 700km, 800V 아키텍처로 최대 460kW 초고속 충전 지원(10→80% 약 22분)
- X5 M60e xDrive: 이번 세대에서 새로 생긴 고성능 라인업입니다. 파워트레인이 기존 V8에서 직렬 6기통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로 바뀐 게 눈에 띕니다. 시스템 총 603마력·800Nm, 0→시속 100km 4.5초
- V8 M 퍼포먼스와 수소연료전지 iX5는 둘 다 2027년 중 추후 공개 예정입니다. V8 모델은 아직 정확한 스펙이 나오지 않았고, 수소연료전지 iX5는 BMW 최초의 양산 수소차가 될 전망입니다

기존 gen(현재 국내 판매 중인 X5) xDrive40i가 381마력이었던 걸 생각하면, 신형 기본형이 394마력으로 소폭이지만 확실히 올라갔습니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도 M60e 기준 4.5초로, 웬만한 스포츠세단급 가속력을 SUV 차체로 낸다는 의미입니다.

미국 가격은 나왔는데, 국내는 아직입니다
미국 시장 가격은 이미 공개됐습니다.
- X5 40 xDrive: 7만 3,550달러
- X5 50e xDrive(PHEV): 7만 8,950달러
- iX5 60 xDrive(전기): 8만 1,250달러(목적지 운송료 포함)

다만 이 숫자를 그대로 원화로 환산해서 국내 가격을 예상하시면 안 됩니다. 미국 가격은 각종 세금이 빠진 기준이고, 국내는 개별소비세와 옵션 구성이 완전히 다르게 붙습니다. 참고로 2026년 7월 최신 가격표 기준 현재 국내에서 팔리는 X5 xDrive40i는 트림에 따라 1억 2,500만원대에서 1억 3,500만원대 사이에 형성돼 있습니다. 신형 가격은 국내 공식 발표가 나오는 대로 다시 확인해야 정확합니다.
국내 출시 시점도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업계에서는 BMW가 2026년 3분기쯤 생산에 들어가 2027년 1분기부터 글로벌 판매를 시작할 걸로 보고 있습니다. BMW코리아가 유독 신차를 빨리 들여오는 편이라, 다른 나라보다 이르게 2027년 하반기 안에는 만나볼 수 있을 걸로 예상되지만, 일부에서는 2028년 초를 점치기도 합니다.
중국에선 아예 다른 차가 됩니다
여기까지가 글로벌 공통 사양이라면, 중국 시장에는 완전히 다른 버전이 하나 더 있습니다. BMW가 이번 X5와 함께 중국 전용 롱휠베이스 모델을 별도로 공개했는데, 단순히 뒷좌석 다리 공간만 늘린 수준이 아닙니다.
휠베이스를 130mm 늘려 3,165mm로 만들었고, 전장은 5,124mm에 달합니다. 이 수치가 얼마나 큰지 감이 잘 안 오실 텐데, 참고로 BMW의 대형 SUV인 X7보다도 휠베이스가 깁니다. 뒷좌석 도어와 유리창도 함께 커지면서 옆에서 보면 리무진에 가까운 실루엣이 됩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뒷좌석 시어터 스크린입니다. BMW 7시리즈에 들어가던 31.3인치 대형 디스플레이를 그대로 가져와 천장에서 접이식으로 내려오는 구조로 얹었는데, 8K 스트리밍과 게임 재생은 물론 화상통화 기능까지 지원합니다. 차 안에서 업무를 보는 오너를 염두에 둔 구성입니다. 전기차 버전인 iX5 롱휠베이스는 중국 CLTC 기준 최대 1,000km까지 주행거리를 인증받았습니다(다만 CLTC는 실사용 대비 넉넉하게 나오는 인증 방식이라, WLTP 환산 시 800km 안팎으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이름은 중국 전용이지만, BMW가 롱휠베이스 모델을 중국에만 묶어두지는 않을 걸로 보입니다. 북미를 제외한 다른 아시아 시장에서도 수요가 확인되면 판매를 확대하는 전략을 쓰고 있고, 실제로 인도에는 이미 3시리즈·5시리즈 세단과 iX1이 롱휠베이스로 팔리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도 순차적으로 들어올 가능성이 거론됩니다. 국내에는 아직 관련 계획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이런 흐름을 보면 완전히 남의 나라 얘기로만 넘기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디테일러 눈에는 이게 먼저 보입니다
여기서부터는 관리 관점에서 드리고 싶은 얘기입니다.
도어 손잡이가 사라지고 필러 쪽 버튼으로 바뀐 게 겉보기엔 깔끔해 보이지만, 관리하는 입장에서는 걱정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기존 손잡이 방식보다 이물질이 끼기 쉬운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플러시 방식 손잡이 차량들을 세차해보면, 버튼 틈 사이로 먼지와 물기가 들어가서 겨울철에 얼어붙거나 작동이 뻑뻑해지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신형 X5도 이 부분은 실제 출시 후 장기 사용 리뷰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랩어라운드 스크린도 마찬가지입니다. 화면이 커지고 윈드실드 가까이 붙을수록 지문과 반사가 눈에 더 잘 띕니다. 실내 클리닝 쪽에서는 전용 코팅이나 클리너 수요가 늘어날 걸로 보입니다.
다섯 가지 파워트레인이 한 세대에 몰려 있다 보니, 나중에 중고로 매물을 보실 때 트림별 배터리·모터 상태 확인이 지금보다 훨씬 중요해질 겁니다. 특히 PHEV와 순수전기 모델은 일반 정비소보다 공식 서비스센터 이력이 확실한 매물을 고르시는 걸 권합니다.
마무리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X5는 X6가 몰고 온 쿠페형 SUV 열풍 속에서 한동안 상대적으로 조용했다가, 다시 전통적인 SUV 형태가 주목받는 흐름을 타고 존재감을 되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신형은 그 전통적인 형태 위에 노이에클라쎄라는 완전히 새로운 얼굴을 얹었습니다.
그릴은 작아지고 헤드램프는 X자가 됐습니다. 파워트레인은 다섯 가지로 늘었고, 중국에서는 아예 리무진에 가까운 롱휠베이스 버전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아직 국내 가격과 정확한 출시 라인업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이 부분은 공식 발표가 나오는 대로 다시 다뤄보겠습니다.
여러분은 이 디자인 어느 쪽이세요? 그릴 작아진 게 아쉽다, 아니면 오히려 정돈돼서 낫다. 어느 쪽이든 댓글로 알려주세요.
※ 이 글의 파워트레인·가격·제원 정보는 2026년 8월 25일 기준 BMW 공식 발표와 BMW 코리아 가격표(2026년 7월판)를 확인해 작성했으며, 국내 출시 사양·가격·시기는 아직 확정되지 않아 향후 달라질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