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스캔들'을 검색하면 '시청률 30.9%'라는 숫자가 꼭 따라붙습니다. 그런데 이 드라마는 9월 18일에야 공개됩니다. 아직 한 번도 방영된 적 없는 작품에 시청률이 붙어 있는 셈입니다.

정체를 확인해보면 이 30.9%는 '스캔들'과 무관합니다. 손예진이 2001년 첫 주연작 '맛있는 청혼'에서 세운 개인 최고 시청률로, 이 작품으로 그해 MBC 연기대상 여자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시기도 작품도 방송사도 다른 25년 전 기록인데, 신작 기사 제목에 나란히 붙으면서 마치 이번 작품 성적표처럼 보이게 된 겁니다. 정작 확인해야 할 건 시청률이 아니라 작품 자체입니다.

핵심만 먼저 보면

  • '시청률 30.9%'는 넷플릭스 '스캔들'과 무관합니다. 손예진이 2001년 '맛있는 청혼'으로 세운 개인 기록으로, 25년 전 지상파 드라마 이야기입니다
  • '스캔들'은 9월 18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동시 공개되는 8부작 시리즈입니다
  • 2003년 개봉해 352만 관객을 모은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23년 만에 드라마로 다시 만든 작품입니다
  • 손예진, 지창욱, 나나가 주연을 맡았고, 손예진에게는 2002년 영화 '취화선' 이후 24년 만의 사극이자 첫 OTT 오리지널 출연작입니다
  •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이고,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답게 8부작이 공개일에 한 번에 풀립니다

"시청률 30.9%"의 진짜 정체

넷플릭스가 공개한 스캔들 티저 예고편의 한 장면
넷플릭스가 공개한 스캔들 티저 예고편의 한 장면

손예진은 고등학생이던 1999년 화장품 광고 모델로 연예계에 첫발을 디뎠고, 2001년 MBC 드라마 '맛있는 청혼'에서 소지섭의 동생 역을 맡아 처음으로 비중 있는 배역을 소화했습니다. 이 드라마가 최고 시청률 30.9%를 기록했고, 손예진은 그해 MBC 연기대상에서 여자 신인상을 받았습니다. 배우 인생의 출발점이 된 의미 있는 숫자인 건 맞지만, 25년이 지난 지금 공개도 안 된 사극 '스캔들'과 붙여놓을 이유는 없습니다.

두 작품은 장르부터 다릅니다. '맛있는 청혼'은 현대 배경의 로맨틱 코미디였고, '스캔들'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19금 치정극입니다. 공통점은 주연이 손예진이라는 것뿐입니다. 검색 트렌드에 오래된 기록과 신작 소식이 같은 이름으로 묶이면서 벌어진 일로 보입니다.

원작은 23년 전 영화, 원작의 원작은 240년 전 프랑스 소설

'스캔들'은 2003년 10월 개봉한 이재용 감독의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를 원작으로 합니다. 배용준, 이미숙, 전도연이 주연을 맡았던 이 영화는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도 352만 명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고, 미국·일본·프랑스에도 수출됐습니다.

영화의 원작을 거슬러 올라가면 1782년 프랑스 소설 '위험한 관계'(Les Liaisons dangereuses)가 나옵니다. 프랑스 귀족 사회의 위선과 욕망을 다룬 서간체 소설로, 할리우드에서도 여러 차례 영화화된 고전입니다. 2003년 영화가 이 이야기를 조선시대 양반가로 옮겨왔고, 넷플릭스 '스캔들'은 그 조선 버전을 23년 만에 드라마로 다시 만든 작품입니다.

이번엔 누가, 어떤 이야기로 다시 만드나

예고편에서 공개된 스캔들의 한 장면
예고편에서 공개된 스캔들의 한 장면

연출은 '해피엔드', '은교' 등을 만든 정지우 감독이 맡았고, 각본은 이승영, 안혜송 작가가 썼습니다. 재능은 뛰어나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마음껏 펼치지 못하고 살아온 조씨부인(손예진)과, 조선에서 소문난 연애꾼 조원(지창욱)이 벌이는 위험한 사랑 내기, 그리고 그 내기에 휘말리는 여인 희연(나나)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손예진에게는 여러 의미가 겹치는 작품입니다. 2002년 '취화선' 이후 24년 만에 사극으로 돌아왔고, 데뷔 이후 처음으로 OTT 오리지널에 출연합니다. 사극 톤을 다시 익히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습니다. 조연진에는 한선화도 이름을 올렸는데, 지창욱과는 드라마 '편의점 샛별이' 이후 6년 만의 재회라고 합니다.

언제, 어디서 볼 수 있나

예고편에서 공개된 스캔들의 한 장면
예고편에서 공개된 스캔들의 한 장면

'스캔들'은 9월 18일 넷플릭스에서 전 세계 동시 공개됩니다. 총 8부작이고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입니다. 공개된 예고편과 포스터는 조선 사대부가를 배경으로 한 은밀한 유혹과 팽팽한 심리전 분위기를 강조하고 있어, 로맨스보다는 치정극에 가까운 톤으로 예상됩니다.

'시청률'이라는 단어에 낚여 들어왔더라도, 정작 챙겨볼 건 25년 전 기록이 아니라 9월 18일 공개되는 이 작품 자체입니다.